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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치료칼럼] 느린학습자 아이에게 원예치료가 필요한 이유

박진우원예치료센터 2026. 6. 25. 19:20

원예치료 칼럼

[원예치료 칼럼] 느린학습자 아이에게 원예치료가 필요한 이유

느린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배우는 아이입니다


박진우  |  사례개념화 기반 원예치료전문가 · 박진우원예치료센터장

반갑습니다.
사례개념화 기반 원예치료전문가 박진우입니다.

느린학습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머리가 나쁜 건 아닌데, 학교에서 자꾸 뒤처지고 자신감을 잃어가요."

느린학습자(Slow Learner)는 지적장애 진단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적인 학습 속도보다 느린 경계선 지능(IQ 70~85) 범위의 아이들을 말합니다. 장애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학교에서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돼"라는 말을 들으며 상처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예치료가 이 아이들에게 특별히 효과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1. 언어가 아닌 몸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느린학습자 아이들이 학교에서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학습이 언어와 추상적 개념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읽고, 이해하고, 기억하고, 적용하는 과정이 또래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원예치료는 다릅니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활동은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추상적인 설명 없이도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어, 느린학습자 아이들이 자신의 속도로 성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2. 실패 없는 성취를 경험합니다

느린학습자 아이들은 학교생활에서 반복적인 실패를 경험하며 '나는 못 한다'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기 쉽습니다. 시험 점수, 발표, 친구들과의 비교 속에서 자존감이 서서히 무너집니다.

식물은 점수를 매기지 않습니다. 물을 조금 늦게 줘도, 흙을 고르게 못 펴도, 씨앗은 싹을 틔웁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다는 경험, 즉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회복합니다. Bandura(1977)가 강조한 것처럼, 직접적인 성공 경험은 자존감 회복의 가장 강력한 원천입니다.

3. 사회성과 정서 조절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느린학습자 아이들은 또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치가 느리거나, 감정 조절이 어렵거나, 대화 속도를 맞추기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집단 원예치료 프로그램에서는 함께 식물을 심고 가꾸는 과정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도구를 나눠 쓰고, 서로의 화분을 응원하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치료자가 "사이좋게 지내야 해"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활동 자체가 사회성을 연습하는 장이 됩니다.

느린학습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공부가 아닙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경험이 먼저입니다.

박진우원예치료센터의 느린학습자 원예치료 접근

저는 느린학습자 아이를 만날 때 사례개념화를 통해 아이의 핵심 어려움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합니다. 같은 경계선 지능이라도 아이마다 주된 문제가 다릅니다.

  • 자존감 저하가 중심인 아이 → 단기간에 결과가 보이는 식물 선택, 성취 경험 집중 설계
  • 주의집중 어려움이 중심인 아이 → 단계별 지시가 명확한 구조화된 원예 활동
  • 또래 관계 어려움이 중심인 아이 → 역할 분담이 있는 소집단 텃밭 프로그램

느린학습자 아이들은 느린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는 환경과 경험이 주어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계신 부모님, 현장에서 이 아이들을 만나고 계신 선생님께 이 글이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 박진우원예치료센터장 · 사례개념화 기반 원예치료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