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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치료 칼럼] 학교 텃밭이 아이의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

박진우원예치료센터 2026. 6. 28. 00:33

원예치료 칼럼

[원예치료 칼럼] 학교 텃밭이 아이의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

성적표에는 없지만, 텃밭에서 배우는 것들이 있습니다


박진우  |  사례개념화 기반 원예치료전문가 · 박진우원예치료센터장

반갑습니다.
사례개념화 기반 원예치료전문가 박진우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텃밭 활동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장면을 자주 만납니다.

평소 수업 시간에 늘 구석에 앉아 있던 아이가, 텃밭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손을 들고 "제가 할게요!"라고 합니다.

이 변화는 왜 일어날까요? 학교 텃밭이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닌 이유, 그리고 아이의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1. 텃밭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학교는 대부분 정답을 요구합니다. 수학 문제, 받아쓰기, 영어 단어 —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틀리는 아이는 점점 '나는 못하는 아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텃밭은 다릅니다. 씨앗을 조금 깊이 심어도, 물을 하루 늦게 줘도, 식물은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텃밭에서는 모든 아이가 나름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고, 그 참여 자체가 인정받습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는 서서히 '나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을 되찾습니다.

2. 역할이 생기면 존재감이 생깁니다

텃밭 활동에서는 물 주기 담당, 관찰 일지 담당, 잡초 제거 담당처럼 아이마다 역할이 생깁니다. 교실에서 늘 뒷전이었던 아이도 텃밭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역할과 자아존중감의 상관관계'로 설명합니다. 집단 안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고 그것을 해냈을 때, 아이의 자존감은 눈에 띄게 향상됩니다. 텃밭은 그 역할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공간입니다.

3. 생명을 돌본다는 경험이 책임감을 키웁니다

내가 물을 주지 않으면 식물이 시듭니다. 이 단순한 사실이 아이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나의 행동이 결과를 만든다."

이 인과 경험의 축적이 책임감과 자기효능감을 동시에 키웁니다. 특히 가정에서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 혹은 무기력감이 높은 아이에게 텃밭은 '내가 무언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첫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4. 수확의 기쁨은 모두가 함께 나눕니다

텃밭 활동의 가장 강력한 순간은 수확입니다. 내가 심고 키운 것을 손으로 직접 따는 경험, 그리고 그것을 친구들과 나눠 먹는 경험은 교실에서 결코 만들 수 없는 감동입니다.

이 공유의 경험은 아이에게 '내가 만든 것이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감각을 심어줍니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자존감의 뿌리입니다.

텃밭에서 자라는 것은 식물만이 아닙니다.
아이의 자존감도 함께 자랍니다.

선생님들께 드리는 제안

학교 텃밭을 단순한 체험 활동으로 운영하는 것과, 치료적 관점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몇 가지만 의식해도 텃밭이 훨씬 강력한 교육 공간이 됩니다.

  • 역할을 고정하지 말고 순환하세요 — 모든 아이가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야 합니다
  •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세요 — "잘 됐다"보다 "네가 매일 물을 줬잖아"가 더 강합니다
  • 관찰 일지를 활용하세요 — 식물의 변화를 기록하며 집중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습니다
  • 평소 뒤처지는 아이에게 먼저 역할을 주세요 — 텃밭은 새로운 강점을 발견하는 공간입니다

학교 텃밭 프로그램 운영이나 원예치료 연계 수업에 대해 궁금하신 선생님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 박진우원예치료센터장 · 사례개념화 기반 원예치료전문가